전통과 현대 공존하는 '왕실의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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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루이비통-여행트렁크 ② 몽블랑-만년필 ③ 페레가모-구두 ④볼보-자동차 ⑤샤넬-여성복 ⑥로얄 코펜하겐- 도자기, 그릇 ⑦ 겔랑 - 향수 ⑧ 버버리 - 트렌치 코트 ⑨ 랑콤 - 화장품 ⑩ 에르메스 - 가죽제품 대부분의 여성들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그릇 욕심은 어느 한 순간에 발견된다. 요리를 하는 일이 줄곧 여성의 일이었기 때문도 그 원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비교적 남성보다 세심한 감성을 지닌 여성 특유의 센스 때문이기도 하다. 차 한 잔을 마셔도 좀 더 예쁜 잔에 마시고 싶고 공주풍의 접시에 쿠키를 담아 그 순간을 만끽하는 여성을 ‘공주병’이라 칭할 것인가. 좋은 그릇을 사용할 때 느껴지는 ‘자신의 격이 높아지는 것 같은’ 기분을 통해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임을 확인하는 과정은 자기 존중감을 높이기 위한 한 방법으로 권유되기도 한다. 심미적 가치를 강조하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공주병? 사치? 뭐라 불리어도 상관없다, 잠시라도 고귀한 왕족이 될 수 있다면. 도자기의 뿌리는 동양에서 찾을 수 있지만 자기(Porcelain)의 화려함은 유럽에서 이루어졌다. 중국에서 들어온 자기를 “동양에서 온 백색의 금(White Gold from the East)”이라 칭한 유럽의 귀족들은 동양의 자기를 부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리고 중국의 자기를 따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유럽의 자기를 탄생시켰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유럽풍 자기를 발전시킨 그들에게는 삼시세끼 식사가 전부가 아니었다. 티(Tea) 문화가 발달한 유럽인들의 취향이 적극적으로 자기를 발전시킨 것. 로얄 코펜하겐은 덴마크를 대표하는 자기 브랜드로 200년이 훨씬 넘는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로얄 코펜하겐의 역사는 1770년대 초 화학자 프란츠 하인리히 뮐러가 덴마크의 진흙을 이용한 자기 제작에서 성공하고 독일에서 시집온 율리안 마리 왕비의 지원으로 덴마크 도자기 제작소가 개설되면서 시작됐다. 1775년 왕실 도자기 업체가 된 로얄 코펜하겐은 왕실의 총애를 받으며 이후 100여 년간 덴마크 왕실의 전용 식기를 제작, 왕실을 위한 그릇만을 만든다. 당시 왕가에서만 사용되는 그릇을 일반인들은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지만 1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쉽게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었던 자기가 일반인들에게 판매되면서 사람들은 그 명성을 몸소 확인하게 되었다. 일반인의 구입이 가능한 자기가 되었지만 왕실로부터 ‘로얄’이라는 칭호를 내려 받은 로얄 코펜하겐은 왕실이 부여한 이름을 지키기 위해 ‘왕가의 정신’을 지속적으로 그릇에 담아왔다. 그리고 ‘로얄’이 보장하는 질과 가치는 고객으로 하여금 로얄 코펜하겐의 ‘귀족 정신’을 느끼게 했다. 일반적인 자기로 알려진 본차이나(Bone China)는 유럽인들이 중국의 자기를 모방하려다 독자적으로 개발하게 된 유럽 태생 자기다. 근본적으로 다른 흙의 성분 때문에 소뼈가루를 넣어 자기를 만든 것으로 가볍고 튼튼하다. 유럽인들이 만들고 싶어 했던 중국의 자기에는 소뼈가루가 들어가지 않았지만 오히려 독자적인 개발을 하게 된 것이다. 유럽인이 흠모했던 중국의 자기는 경질자기(Hard Porcelain)로 1400°정도의 온도에서 구워진 것인데 본차이나는 1200°정도에서 굽는 연질자기(Soft Porcelain)로 사용상의 장점을 지녔지만 경질자기보다 낮은 소성온도로 인해 투명성의 깊이에 있어서는 경질온도와 차이가 난다. 로얄 코펜하겐은 본차이나가 아니다. 1400°이상의 온도에서 소성된 완벽한 화이트의 색상과 투명성이 바로 로얄 코펜하겐의 가치다. 높은 온도에서의 작업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것으로 하이 퀄리티 제품을 생산하는 대신 더 많은 연료와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소량 생산만이 가능하다. 높은 온도를 견디는 만큼 견고한 고급자기는 탄력과 적당한 무게로 품격을 갖추게 된다. 또 하나, 로얄 코펜하겐의 차별화된 기술력은 유약 작업이다. 초벌구이를 마친 위에 그림을 그리고 유약을 발라 고온에서 재벌구이하는 언더 글래이즈 기법이 로얄 코펜하겐의 수채화처럼 맑은 블루의 비결이다. 동양의 신비로움을 유럽적 취향으로 표현한 이 투명한 블루의 느낌은 로얄 코펜하겐만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 ‘코펜하겐 블루’라는 색 명칭을 탄생시킬 정도로 유명한 푸른 빛이다. 다채로운 색감으로 화가의 캔버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자기는 오버 글래이즈 기법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로얄 코펜하겐을 “도자기 수공예의 극치”라 불리게 했다. 대부분의 도자기 회사들이 포기한 핸드 페인팅을 유지하고 있는 로얄 코펜하겐은 단번에 눈을 사로잡는 아름다움으로 유럽 왕실의 화려함, 그 진수를 보여준다. 로얄 코펜하겐의 자기에는 클래식한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공존한다. 231년의 전통을 지닌 블루 플루티드의 전통적인 문양이 새롭게 재탄생되어 오늘날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화이트 풀 레이스는 고유의 빛과 윤기를 강조한 오랜 전통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혼수품으로 가장 인기가 좋다.
블루 플루티드 하프 레이스의 기본적인 패턴에 더해진 현대적 디자인은 세련되고 심플한 프린세스를 탄생시켜 왕족의 고귀함을 유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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